편지

설악초

낮은자리/무위 2011. 9. 21. 08:23

 

 

꽃이 하도 작아

자신의 이파리를 꽃으로

오인하도록 하여

곤충을 유인하는...

산에 쌓인 눈같다 하여

설악(雪岳)초...

 

꽃말은

환영'

박애'

 

멀리서도 환하게 보이는

환영의 손짓...

박애는 그런 것인가

멀리에서도 환하게 보이는...

 

 

 

설악초의 수다 



                                    윤현규


나를 욕하지 마셔
왜 잎을 가지고
꽃 흉내를 내느냐면서
너무 혼내키지 마셔

나의 잎새가
꽃인줄 알았다며
속았다면서
너무
구박하지 마셔

내가
그저 
멋지게 보이려고
그랫던 건 아니였어

너무나 꽃이 작은 탓에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으니
난들 어쩌겠어

꽃에
벌과 나비가 없다면
그게 어디 꽃이라고 할 수 있겠어

글구
더운지방이
고향이면서 왜
겨울에나 볼 수 있는 눈(雪)을 닮았느냐며
그렇게 심하게 혼내키지는 마셔

그것은
내가 붙인 이름이 아니고
내 모습이 그리 생겼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리 부른 것이니 말이지

그렇게
너무 자꾸
혼내지 마셔

그건 
아직 나를
너무 몰라서 그러는 거야

내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식물이라는 것을 말이지

혹시 알아
지구상에
석유가 몽땅 없어지게 되면
온천지에 가득
나를 심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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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이야기가
꽃이름에 들어 있지만
북아메리카 온대 지방 원산이다.

야광 꽃이라 부르며
꽃이 너무 작다는 약점을
잎으로 커버한 영리한 꽃이기도 하다.

꽃이 너무 작으니
벌나비가 날아들지 않고
후손을 번창하게 할 수 없으니 꾀를 낸 것이다.

잎을 떼어 내면 나오는
끈적끈적한 허연 즙액은
발암물질을 함유한 독성이 있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니도 하며
달 밝은 밤에 야광처럼 빛을 낸다.

하지만,
설악초는
우유같은 수액이 많이 나오는데
latex(라텍스)라는 물질로
석유화학의 자원이며
옷이나 껌,
고무줄, 합성고무의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화석연료 대체개발 자원으로
또는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대량재배 될 조짐을 안고 있는
가치 있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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