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 사법 제도가 정착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군주들이나 장수들은 오랫동안 독단적으로 재판권을 행사했다.
그들은 누구에게 의견을 묻거나 보고할 필요도 없이 그냥 자기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모세가 기원전 1,300년경 하느님에게 십계명을 받은 일은
독립적인 준거 체계의 출현을 의미한다.
이 준거 체계를 방탕으로 개인의 정치적 이익에 기여하는
자의적인 법률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률이 확립되어 갔다.
십계명의 원어를 해석하는 일부 학자들은 원문의 문법이 보여주는 시제가
"우상을 만들지 말라" 혹은 "살인하지 말라"의 금지를 나타내는 시제가 아니라,
"우상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살인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는 미래의 예측을 나타내는
시제로 보아야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교류가 늘고 더 집단적인 지혜를 갖게 되면 우상숭배의 불가능함과
폭력의 허망함을 알게 되고 자연히 멈추게 될 거라는 해석이다.
그래서 일부 성서 주석가들은 십계명이 계율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언이라고 주장했다.
'너희는 살인이 쓸모없는 짓임을 깨달을 것이므로
언젠가는 살인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너희는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훔쳐야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기에
언젠가는 도둑질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라는 뜻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십계명을 그런 관점에서 읽으면 범죄자를 벌하는 문제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아무도 죄를 범하고 싶어 하지 않는 때가 되면
처벌도 불필요한 것이 될 테니까 말이다.
"우상숭배를 그칠 날이 올 것이다."
이렇게 진리는 자유를 허락하는데 투쟁해서 생기는 자유가 아니라
제대로 바라봐서 생겨나는 자유다.
* 제대로 바라봐서 생겨나는 자유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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