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천왕봉에 오르다

낮은자리/무위 2011. 9. 26. 00:45

 

 

천왕봉 산행 전 날

초 한자루 녹도록

기도는 길기만 합니다

그대를 위한 기돕니다

 

 

 

백무동 초입에서

마거리트 삼형제가

환하게 반긴다

 

 

 

반갑다...

그리 인사하니

세상에 둘도 없는

미소로 화답한다

 

 

 

지리산에는

구절초가 한창이었다

 

 

 

순간 순간 보였다 사라지는

극한으로 푸르른

지리산의 하늘...

 

 

 

모세의 홍해처럼

하늘길이 열리는 환상...

하마터면 엘리야마냥

하늘로 들려질 뻔...^^

 

 

 

살아 천년과

죽어 천년의

주목은

삶과 죽음

상관 없이

극한의 매력으로

그저 서 있었다

 

 

 

드디어 정상이다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

 

 

 

智異山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헤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天王峰

'하늘아래 최고의 봉우리'

1915m

 

 

 

 

산과

하늘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사람...

 

 

 

천왕봉(1915m)은

남한에서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정상에 선 사람들이

아름답다

 

 

 

그러나

정상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까마귀와

바람과

볕과

풀과

돌이다

 

 

 

고사목이 되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주목의 자태는

가히 신비로웠다

 

 

 

아...

손 뻗으면 닿을 듯

푸른 하늘이 가깝다

 

 

 

누군가 물었다

'산에 왜 오르냐?'...고...

'내려 가려고...' 오른다는...

대답...

올라본 자만이

내려갈 수 있는 길을

내려간다

 

 

 

내려오는데

자꾸 걸음을 잡는

장관들...

 

 

 

수리취에

침도 없으면서

벌을 쏙 빼닮은

베치트식 의태를 한

별넓적꽃등에가 붙어

꿀을 빨고있다

 

* 유해하지 않은 종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종을 닮아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이득을 보는 경우를

베치트식 의태라 한다

(유해한 종들끼리 서로 닮아

그 효과를 증폭 시키는 것은 뮬러식 의태)

 

 

 

천왕봉에 올라

여유를 부리는 사람사람들...

 

 

 

누군가는 내려가는 길을

누군가는 또 열심히 올라오고...

 

인생이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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