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경계

낮은자리/무위 2011. 9. 15. 20:59

 

<경계 1>

 

아내가 물었다

무덤을 왜 찍어왔냐고...

 

내가 답했다

저기 경계가 보이지 않느냐고?

죽은자들 누워 썩어가는 무덤들과

산자들이 서서 익어가는 논밭들이...

나 그 경계가 눈물겨워

사진에 담았노라고...

 그렇게

...

 

그리고 사진을 다시 보는

아내의 숙인 침묵이 길고 길었다

 

 

<경계 2>

 

죽은자들의 땅과

산자들의 하늘을...

 

 

나무들이

열팔 벌려 이어주고

아...

 

근(近) 산들이

머리 들어 이어주고

원(遠) 산들이

온몸으로 이어주어

경계는 서로를 향한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이름일 뿐...

삶은 죽음으로 이어지고

죽음은 삶으로 흐르는...